연구소장 이임인사

  고맙습니다!

  국기원 태권도연구소의 객원연구원 여러분!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2017년 2월말에 가천대학교에서 정년퇴임하고, 4월부터 국기원 연구소 소장으로 봉직해온 이봉 교수입니다.

  지난 두 해 남짓에 여러분의 참여와 도움에 힘입어 몇 가지 뚜렷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국기원 태권도연구소가 간행해온 「국기원 태권도연구」가 한국연구재단의 등재지로 격상되었습니다. 장용규 저널 편집위원장님과 여러 편집위원 교수님들의 한결같은 봉사의 덕분입니다.

  둘째는 「태권도 용어사전」의 발간입니다. 앞으로 연구논문의 용어통일은 물론, 도장과 학교의 지도자들이 표준용어를 구사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곧 객원연구원들에게 나누어드릴 예정입니다.

  셋째는 태권도의 국기화와 국제화에 혁혁한 공로가 있는 세 분의 생애사 발간 사업입니다. 엄운규(2017), 김운용(2018) 두 분의 생애사는 이미 간행되어 고인들에게 헌정한 후 시판되고 있습니다. 고 이종우 원로의 생애사는 원고 작성 중이고 2019년 하반기에 출판준비가 완료될 것입니다.

  이외에도 태권도와 국기원의 미래에 도움이 되거나 기초자료가 될 만한 연구개발 사업이 추진되었습니다.

  도복의 개량과 심사위원 복식 등의 개발과 등록, 승단(품) 심사제도의 개선과 디지털 심사제도의 개발, 승급 심사제도의 적용방안 등은 장차 태권도 보급현장에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연구소장 직을 마감하면서 태권도를 애호하는 국내·외 객원연구원 여러분에게 그 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는 이임인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향후 태권도의 연구개발에 시사점이 될 만한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SMART 시대에 태권도의 VISION은 어떠해야 할까요?

  e-sport의 대두는 IOC로 상징되는 엘리트 스포츠의 급격한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반의 사회적 변동은 전통적인 도장과 사범의 기능을 크게 변화시킬 것입니다. 태권도계는 변화에 대한 갈망과 아울러 전통을 고수하려는 신념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태권도계의 집단 지성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분은 상충하는 가치를 뛰어넘어 조화로운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세계화의 길에서 거둔 성공적인 양적 성장에 못 미치는 질적 변화를 어떻게 추진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 우리 연구자들의 천착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에 속한 전공 지식들을 바탕으로 서로 협력하여 태권도의 새로운 면모를 구축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운동현장의 실제를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과제일 것입니다.

  우리는 도장과 학교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지를 바탕으로 격변하는 시대와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연구개발 과정에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아직도 세계의 곳곳에서 우리에게 묻고 있는 태권도 정신, 역사는 물론이고 기술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데에 미흡함을 느끼곤 합니다.

  그러므로 태권도에 관한 연구 및 개발의 방향은 태권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당위성 위에 서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태권도 연구자들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여러분의 역량과 천착이 태권도의 앞날을 이끌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난 2년여의 국기원 생활 속에서 느꼈던 보람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객원연구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하면서 인사말씀을 줄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9. 7. 8.

이  봉  교수 올림